AI 저작권

AI로 만든 그림, 저작권 보호 받을 수 있을까?

jbidea 2025. 7. 25. 01:25

미국 vs 유럽 판례로 보는 창작의 새로운 기준

 

AI가 만든 이미지들이 디지털 아트계, 콘텐츠 산업, 심지어 출판과 광고 영역까지 침투하고 있다. 단순히 흥미로운 기술로 여겨졌던 생성형 AI는 이제 실제 창작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누가 진짜 창작자인가’라는 논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AI로 생성된 그림의 저작권 보호 여부에 대해 미국과 유럽은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은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닌 이상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지만, 유럽은 인간의 창작적 개입이 있었다면 보호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글에서는 실제 판례와 사례를 바탕으로 두 지역의 입장 차이를 분석하고, 우리가 앞으로 어떤 기준을 갖고 AI 창작물을 다뤄야 할지를 살펴본다.

 

AI로 만든 그림 저작권 보호 여부

AI가 만든 그림, 진짜 창작일까?

2025년 현재, 누구나 AI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Midjourney, DALL·E, Adobe Firefly 같은 툴은 프롬프트 몇 개만 입력하면 놀랍도록 정교한 그림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 결과물은 훌륭하지만, 그 그림의 ‘창작자’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선뜻 답하기 어렵다.

 

프롬프트를 입력한 사람은 그림을 직접 그린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AI가 법적 인격체로 간주되는 것도 아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AI가 만든 그림’은 법적으로 누구의 소유가 되는가라는 문제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의 입장: “AI는 창작자가 될 수 없다”

미국은 AI가 만든 결과물에 대해 매우 명확하고 보수적인 입장을 취한다. 미국 저작권청(USCO)은 수년 전부터 “인간이 아닌 존재에 의해 만들어진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 원칙은 대표적인 판례를 통해 공식화되었다.

● 판례: Thaler vs. Copyright Office (2023)

미국의 발명가 스티븐 탈러(Stephen Thaler)는 자신이 개발한 AI 시스템인 Creativity Machine이 생성한 이미지를 미국 저작권청에 등록하려 했다. 그는 해당 이미지가 인간의 개입 없이 AI에 의해 독립적으로 생성되었으며, 창작물로서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저작권청은 이를 거부했고, 탈러는 소송을 제기했다.
결과는 2023년 8월, 워싱턴 D.C. 연방 지방법원이 저작권청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리며 마무리되었다.

 

“AI가 만든 창작물은 인간의 개입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생성되었기에,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다.”

⮕ 핵심 판결 요약

  • 인간이 명확하게 개입하지 않은 콘텐츠는 보호 대상이 아님
  • 창작성이 존재해도 인간 중심의 창작이 아닐 경우 보호 불가
  • AI의 결과물은 Public Domain(공공 영역)으로 간주될 수 있음

이러한 입장은 현재 미국 내 모든 AI 창작물 관련 정책과 판단 기준의 기초가 되고 있다.

 

유럽의 입장: “인간이 개입했다면 보호 가능성 있음”

유럽연합(EU)은 미국보다 훨씬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유럽은 기술과 창작의 융합을 인정하며, 인간이 일정 수준 개입했다면 AI가 만든 이미지도 법적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사례: 프랑스 디지털 아티스트 ‘Claire R.’

프랑스의 디지털 일러스트 작가 Claire R.는 Midjourney를 활용해 AI 이미지의 기초를 만들고, 그 위에 포토샵과 Procreate로 추가 작업을 하여 일러스트북을 제작했다. 그녀는 이 작품에 대해 저작권 등록을 시도했고, 프랑스 저작권청은 조건부로 이를 승인했다.

⮕ 저작권 승인 조건

  1. 원본 AI 생성 이미지와 편집본을 함께 제출
  2. 인간의 창작적 판단이 개입된 기록이 있어야 함
  3. 최종 결과물에서 인간 기여도가 50% 이상일 것

이러한 조건은 AI가 결과물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인간이 편집, 재구성, 창작의 방향을 정했다면 그 작품은 ‘혼합 창작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왜 양측의 입장이 다른가?

이 차이는 법률 체계와 창작 철학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미국은 헌법과 저작권법에서 ‘인간에 의한 독창적 창작’을 강하게 강조한다. 저작권은 오직 사람에게만 부여된다는 관점이다. 반면 유럽은 기술의 발전을 창작의 확장으로 해석하며, 창작물의 ‘결과물 품질’보다는 ‘인간의 창작 기여’를 중시하는 실용주의적 접근을 하고 있다.

 

유럽은 역사적으로도 인쇄기, 사진기, 디지털 아트 도구 등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이를 예술의 도구로 받아들였다. AI도 그 연장선상에서 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AI 이미지 사용 시 주의할 점

현실적으로 우리는 AI 이미지를 블로그, 유튜브 썸네일, SNS 등에 자주 사용하게 된다. 그렇다면 저작권 침해 없이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AI 이미지 저작권 리스크 줄이는 3가지 팁

  1. 프롬프트 기록 보관
    어떤 명령어로 이미지를 생성했는지 기록해두면 법적 분쟁 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2. 편집 과정 저장
    단순히 생성된 이미지를 그대로 쓰기보다, 보정·편집·재구성 과정을 반드시 거치고 캡처해두는 것이 좋다.
  3. 툴의 라이선스 확인
    각 AI 툴의 이용 약관을 반드시 읽고, 상업적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자. 일부 AI 툴은 유료 사용자에게만 상업적 권리를 부여한다.

 

결론 : 창작의 정의는 지금 바뀌고 있다

AI가 만든 그림은 이제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법과 예술 사이의 경계를 시험하는 시험대에 놓여 있다. 미국은 여전히 인간 중심의 저작권 해석을 고수하고 있으며, AI 결과물은 공공재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유럽은 인간의 창작 개입을 전제로 AI 이미지에도 법적 권리를 인정할 수 있는 문을 열고 있다.

 

AI가 만든 그림을 사용할 때 중요한 것은 결과물이 아닌 그 과정에 인간이 얼마나 개입했는지이다. 창작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그 과정을 문서화할 수 있는 사람만이 AI 시대의 진정한 ‘창작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