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낭독한 오디오북도 출판물이 될 수 있을까?
오디오북은 이제 단순히 음성 콘텐츠가 아니다. 디지털 출판 시장에서 오디오북은 책의 확장판이자 또 하나의 매체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체 콘텐츠나, 바쁜 일상 속 ‘눈 대신 귀로 읽는 독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사람이 직접 낭독하지 않고, AI 음성으로 제작된 오디오북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AI TTS(Text-to-Speech) 기술은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읽는 목소리를 제공하며, 제작비와 시간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1인 창작자와 중소 출판사는 AI 음성으로 책을 읽게 한 뒤, 이를 유료 오디오북 플랫폼에 유통하거나 디지털 출판물로 등록하려고 하고 있다.
여기서 궁금하고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AI 음성으로 제작한 오디오북도 법적으로 ‘출판물’로 인정받을 수 있는가? 저작권 등록이나 ISBN 발급이 가능한가? 그리고 AI가 낭독한 목소리에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는가?이다.
오디오북의 법적 정의, AI 음성의 저작권 문제, 실제 유통 플랫폼의 정책, 그리고 출판물로 등록하기 위한 조건 등 알아보겠습니다.
오디오북은 출판물로 등록 가능한가?
먼저 오디오북이 법적으로 출판물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따르면 출판물은 종이책뿐 아니라 전자책, 디지털 파일, 음성 콘텐츠 등도 포함할 수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기준에 오디오북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할 경우 ‘디지털 출판물’로 인정될 수 있다.
- 텍스트 기반 원고를 기반으로 제작된 음성 콘텐츠
- 낭독의 완성도 및 편집 퀄리티 확보
- 메타데이터(제목, 저자, 내용 요약 등)가 정확히 부여된 자료
- 상업적 유통을 목적으로 하는 정식 콘텐츠
사람이 직접 낭독하든, AI가 음성으로 읽든, 그 내용이 책으로서의 구조와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면 오디오북도 출판물로 간주될 수 있다. 다만 출판물로 등록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그 핵심은 ‘음성의 창작성’과 ‘저작권 귀속 주체’다.
AI 음성에 저작권은 존재하는가?
AI가 낭독한 음성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사람의 음성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AI 자체에는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AI 음성을 활용해 제작된 콘텐츠에는 다음 두 가지 창작 요소가 포함될 수 있다.
- 낭독 내용의 편집 구성
- 음성 합성의 기획 및 편집 방향
예를 들어, 단순히 텍스트를 입력한 뒤 AI가 읽게 한 것이 아니라, 배경 음악, 장면 전환 효과, 음성 톤 조절, 감정 표현 편집 등을
사람이 기획했다면, 이 오디오북 전체는 창작물이 될 수 있다.
AI가 읽은 목소리는 저작물로 인정되지 않지만, 그 콘텐츠 전체를 기획하고 제작한 사람은 저작권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음성 합성 툴의 보이스 모델이 실존하는 사람의 목소리에서 만들어졌다면 퍼블리시티권이나 성우 권리에 대한 침해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
오디오북 유통 플랫폼은 어떤 기준을 적용하나?
국내 주요 오디오북 플랫폼과 전자출판 등록처에서는 AI 음성 기반 콘텐츠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1. 교보문고 오디오북 등록 기준
- 콘텐츠가 상업적 완성도를 갖췄는지 검토
- 음성이 자연스러운지, 발음과 감정 표현이 적절한지 평가
- AI 음성일 경우, 제작 주체의 창작 개입 여부를 확인
2. 예스 24 오디오북 등록 기준
- 원저작자의 동의 및 낭독권 확보 필수
- AI 음성일 경우, 플랫폼 내부 검수 후 등록 가능
- 사용자 피드백에 따라 콘텐츠 노출 범위 조정
3. 국립중앙도서관 납본 등록 조건
- ISBN 또는 디지털식별번호 발급 가능
- 메타데이터가 정확히 기입되어야 함
- AI 음성 사용 여부는 명시하도록 권고됨
이처럼 AI 음성 기반 오디오북도 일정 수준의 완성도와 법적 요건을 갖춘다면 유통과 등록이 가능하다.
AI 오디오북을 출판물로 등록하려면?
다음은 실제로 AI 음성 오디오북을 공식 출판물로 등록하려는 창작자가 지켜야 할 기준이다.
- 텍스트 원고의 저작권 확보 : 본인이 쓴 책이거나, 원저작자의 동의를 받은 경우만 가능
- AI 툴의 상업 사용 가능 여부 확인 : 일부 무료 TTS는 개인 이용만 허용
– 예: ElevenLabs, Play.ht, Microsoft Azure TTS 등은 유료 플랜 필요 - 사람이 음성 결과물에 편집·기획 개입을 한다 : 단순 낭독이 아닌, 감정 표현, 흐름 구성, 효과음 삽입 등 창작 요소 포함
- 오디오북 포맷에 맞게 편집한다 : 단락 나누기, 챕터별 안내 멘트, 인트로·아웃트로 삽입 등
- 출처 고지 및 목소리 모델 설명 포함 : 실존 인물 음성 기반 모델을 사용할 경우 반드시 고지 필요
- ISBN 또는 디지털 출판 등록번호 발급 신청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또는 도서관 등록을 위한 서류 준비 필요
AI 목소리를 사람처럼 쓴다면 생기는 법적 문제
AI로 생성된 음성이 실제 연예인, 성우, 유명 인물의 목소리를 모사한 경우 법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 퍼블리시티권, 인격권, 성우 노동권 침해로 간주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성우 A의 음성을 학습한 AI 보이스로 책을 읽고 유료 오디오북을 판매할 경우, 해당 성우는 자신의 목소리에 대한 상업적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
따라서 AI 음성으로 오디오북을 만들 때는 반드시 모델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사용권이 있는 상용 보이스 모델만 사용해야 한다.
결론 : AI가 낭독해도, 그 책임은 사람에게 있다.
AI 음성으로 제작된 오디오북도 창작자가 기획과 편집에 참여했다면 충분히 출판물로 등록할 수 있다.
기술이 만들어낸 콘텐츠라도 그 결과물을 상품으로 내놓는 순간 그 책임은 사람이 진다.
AI는 좋은 낭독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청중에게 전달되는 메시지의 정확성, 감정, 표현, 그리고 저작권과 윤리 문제는 창작자 본인의 영역이다.
앞으로 오디오북 시장이 확대되면서 AI 낭독 콘텐츠도 더 많아질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이 시점에서 AI 음성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그리고 그 콘텐츠를 어떻게 ‘내 창작물’로 인정받을 것인지를 스스로 정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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